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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내 이름은 빨강 (BENIM ADIM KIRMIZI)


Fascinating!
말 그대로 대단히 흥미롭고 매혹적인 작품이다.

도서관에서 한권 한권 책을 더듬어 가면서 구경하다가 제목에 이끌려 책을 꺼냈고, '오르한 파묵'이란 이름에 일단 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책.
처음에는 읽는 속도가 매우 더뎠었다. 나중에는 익숙해졌지만, 낯선 아랍어 고유명사들은 줄거리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했고, 미처 책에 적응하기 전인 초반에 불쑥 나온 '나는 개입니다'라는 부분 때문에 흥미를 잃어 책을 덮어버리고 반납해버리려고까지 했었다.
앞부분을 꾸역꾸역 읽고보니(결국 나중에 앞부분은 다시 읽기도 했다) 뒷부분은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세 사람의 용의자 중 살인자를 찾는 과정, 절세미녀 셰큐레와 카라의 밀당, 전통유지와 유럽의 신기법 사이에서 갈등하는 세밀화가들의 고민이 아주 적절하게 잘 버무려져있다. 살인자의 정체가 드러났을 때, 반전을 살짝 기대했던 나는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멋진 작품.
작가가 꽤나 공들여서 썼겠다는 느낌이 묻어나서 나도 정성들여 읽게 되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