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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2012년 6월 9일 토요일

익숙한 것을 떠나는 일은 언제나 마음을 아리게 한다.
3월부터 5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를 채워주었던 나의 프랑스어 수업이 지난 주에 폐강되어버렸다. 수강생이 너무 적기 때문.
그리고 오늘 아침에는 회현점에서 강의를 들었다. 토요일 아침에 무려 아홉시에 시작하는 세시간짜리 프랑스어 강의. 내가 주말 아침에 일찍 일어나다니, 당직일도 아닌데. 강의를 들으면서 정말 많은 것들이 떠올랐다.
2008년 여름의 스트라스부르, 94년 봄의 필립 선생님, 2003년 여름 태안과 자비에 그리고 세브린. 심지어 에르베 선생님까지! 과도와 과자료실, 면접을 기다리던 그 곳, 책장에서 꺼내 읽던 창비문고, 초롱언니, 강이 흐르던 커다란 창문 너머로 백조의 기괴한 울음소리가 들려오던 기숙사의 냄새, 그리고 나와 같은 수업을 듣던 사람들, 선생님.

낯선 그곳에서 느껴지던 또 다른 낯선 심상들... 매일 지나치는 740번 너머의 풍경마저 새로운 것으로 다가오게 만든다.
추억과 그리움과 애달픈 마음을 곱씹고 또 곱씹는 6월의
밤.